계향각 - 대학로 맛집 (청요리 전문점)
계향각 - 대학로 맛집 (청요리 전문점)
대학로의 계향각을 방문하게 되었다.
계향각은 대학로 핏제리아오 아래층에 위치한 청요리 전문점이다. (핏제리아오를 종종 가서 이렇게 얘기하면 위치 파악이 잘되었음...)
청요리가 뭘까?
계향각 메뉴판 서문에 쓰인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난 몰랐는데, 일행 중 신계숙 선생님을 아시는 분이 많더라...
EBS에서 하는 방송으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한다.
이날 저녁 직접 우리 일행의 방에 오셔서 간단히 요리를 설명해주셨다.
계향각 메뉴판
계향각의 메뉴판이다.
한 눈에 보아도 생소한 메뉴들이 아주 많다.
처음엔 그냥 중국집인줄 알고 왔는데 일반적인 중국요리집이랑은 완전히 다르다.
같은 걸 기대하고 오면 절대 안 된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고수냉채, 오이냉채, 동파육, 삼누룽지탕, 라즈지, 탕수갈비, 새우볶음면, 해선볶음밥, 다진홍고추생선찜, 고구마빠스
이다.
계향각 각각 메뉴 후기
고수냉채, 오이냉채는 에피타이저 느낌인데
고수냉채는 정말 한 입 밖에 못 먹었다.
고수를 아주 못 먹는 정도는 아닌데, 고수향이 매우매우 강하게 났다.
고수를 좋아하는 친구가 내가 덜고 남은 고수를 먹어줬다.
오이냉채는 오이소박이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양념이 미묘하게 달랐다.
5cm x 5cm 크기의 동파육 (22000)
계향각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한다.
인당 1조각 씩 시켜서 먹는 게 국룰이라고 하니 처음에는 좀 당황했다.
인당 22000짜리 메뉴를 하나씩 시켜 먹어야 한다고?
그런데 나오고 보니 이거 정말 물건이다
그 동안 맛봤던 동파육을 모두 허접한 것으로 만들어 주는 식감이었다.
고로, 계향각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꼭 드셔보시길...
라즈지는 처음 먹어보는 요리이다.
닭 날개에 고추, 마늘, 마라가 같이 볶아져 있다.
굉장히 향이 강하고 닭의 맛도 역시 굉장히 강하다.
짭잘하면서도 강렬한 향신료가 코를 덮친다.
이날 술로 맥주를 주문했는데 라즈지를 먹고 부터 맥주가 술술 넘어갔다.
맥주 안주로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한 입 먹어보면 맥주가 엄청 땡긴다.
새우볶음면의 면은 당면이다. 잡채에 넣는 그런 당면 맛이 아니고 굉장히 꼬들하고 쫄깃하다.
새우는 저렇게 한 마리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마리 있다.
사진을 찍는 타이밍을 놓쳐서 그렇지 꽤 푸짐하게 나온다.
맛은 꼬소하다. 호불호가 없을 맛이다. 강한 향신료를 버티기 힘드시다면 이 메뉴를 주문해서 드시는 것 추천한다.
약간 베트남 요리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탕수갈비는 설명도 달달한 양념이 된 갈비라고 하셨던 거 같다
달달하고 짭짤한 호불호가 없을 단짠갈비였다.
단점은 양이 좀 적다. 고기가 갈비에 많이 붙어있지 않다.
맛은 흔히 아는 그런 단짠이라 특기할 건 없는 거 같다.
삼선누룽지탕은 제대로 해주신다.
누룽지와 여러 해물이 담겨있는 그릇에 육수를 부어주신다.
육수가 부어지는 순간 누룽지와 해물들이 뜨거운 육수를 만나서 치익~ 하는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참 맛있다.
누룽지탕은 다른 중국요리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음 누룽지탕은 정말 배신을 하지 않는다.
비싸서 자주 못 먹지만 매일 먹을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맛이다.
평범한 맛의 볶음밥.
기대를 정확히 충족시켜준다.
다진홍고추생선찜(119000)이다.
가격이 매우 사악한데 특선요리라고 한다.
여기 올라가는 저 야채들은 주방장님(여기선 교수님이라고 호칭한다)이 직접 준비하신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고 기계를 사용하면 야채에서 물이 많이 나와 지금같은 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생선은 우럭을 사용했다고 한다.
맛은 강한 향신료 맛에 굉장히 부드럽게 잘 익은 생선살이 어우러지는 맛이다.
여기 아니면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그런 종류의 맛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험해봤으니 다음에 내 돈 주고 사먹진 않을 거 같다 (돈이 많아지면 모르겠다)
하지만 효도를 위해 부모님을 대접한다든가 하면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디저트인 고구마빠스이다.
디저트는 주문을 한 이후에 식사가 다 끝났다고 한 번 더 이야기해야 가져다 주신다.
고구마 맛탕과도 같은 이것은 고구마 맛탕과 매우 비슷한 맛을 가지고 있는데
차이점은 굉장히 빠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맛탕의 경우 조금은 물렁하고 또 소스가 뚝뚝 흐르는 느낌이라면
빠스는 이름에서 주는 느낌과 같이 빠삭한 겉부분과 내부는 물렁하지않은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다. 또 겉 부분에 발라진 달콤한 소스 ? 꿀 같은 것이 식으면서 단단해지는데 마치 탕후루처럼 와그작 씹히는 식감을 준다.
단점은 이게 식으면서 그릇에 들러붙어 먹기가 굉장히 어려워졌는데 (이게 또 내 접시면 모를까 쉐어하는 접시라서 적극적으로 떼기도 민망하다)
점원분께 부탁을하니 다 긁어서 떼어내어 가져다 주셨다.
4.5/5